■ 지방 주유소 경매는 계속된 유찰로 반값까지 떨어지기도

■ 도심지와 인접하고 부지 용도 변경 가능하면 인기 누려

■ 경매는 기존 주유소 출구 전략에 도움, 활용도 높여야

최근 주유소 경매 물건들의 감정평가 금액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주유소업계 수익성이 급락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주유소 경매 물건의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지역에 따라 상당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입지와 부지 용도에 따라서 갭이 커지는 현상은 아직 투자 가치가 있다고 평가를 받는 주유소 경매 물건도 존재한다는 의미다. 국내 최대 경매 회사 중 하나인 ‘지지옥션’의 전문가를 만나 최근 주유소 경매 시장에 대해 알아봤다.

전국적으로 주유소 경매의 추세가 최근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요?

“2022년을 기준으로 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유소의 경매 진행 건수는 26건입니다. 이 중 18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69.2%로 집계됐고 낙찰가율은 106.3%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진행한 경매는 총 77건, 이 중 34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44.2% 낙찰가율은 93.5%로 집계됐고요. 경매 물건은 수도권이 적은데 낙찰률은 수도권이 더 높아요. 수도권 주유소의 낙찰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는 경매시장에서 좀 더 빨리 소진된다는 뜻입니다. 낙찰가율이 더 높다는 것은 더욱 높은 가치로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주인을 찾지 못해 여러 차례 유찰되는 주유소의 경우 가격은 계속 내려가게 됩니다. 각 지역 법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1회 유찰될 때마다 가격은 20~30%씩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20%씩 저감되는 지역에 물건이 있는데 감정가격이 1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1회 유찰 시 다음 최저가격은 8억원부터이고 2회 유찰 시에는 최저가격은 6.4억부터 시작합니다.”

알짜부지 주유소 물건엔 관심 집중

지방 주유소가 경매로 나온 후 감정가 대비 거의 반값까지 떨어지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사례가 특정 지방에만 국한된 것인지요? 이에 반해 수도권 주유소 사례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경북 경주시 안강읍에 있는 A주유소가 감정가 대비 49%로 거의 반값까지 떨어졌던 사례가 있습니다. 충남 아산시에 소재한 B주유소 역시 감정가 대비 45%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을 꼽자면 각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고 장기간 휴업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례가 특정 지방에만 국한됐다고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경매로 진행 중인 경기도 안산시의 C주유소는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지만 유찰을 통해 가격이 크게 하락했어요.총 토지 면적만 2,610㎡로 중대형에 해당하는 C주유소의 감정가는 약 59억5,500만원이었는데 1회 유찰되면서 최저 매각 가격은 약 41억6,890만원까지 내려갔습니다. 산업단지 초입에 자리잡고 있어 차량 통행량도 많은 곳인데 경매 신청 채권자는 개인으로 조사됐지만 등기부등본상 정유사 등이 가압류한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가압류라는 점으로 미뤄볼 때 이 주유소의 운영 상태는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역세권이나 알짜 입지에 위치한 인기 주유소 부지는 경매가 활발하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지역의 경매 현황은 어떻게 됩니까?

“주유소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이른바 알짜부지로 불리는 주요 입지가 아니라면 주유소가 경매로 나오더라도 실질적인 운영을 해보겠다는 목적으로 낙찰을 받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울 역세권 또는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한 경매 물건의 경우에는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많아요. 주유소 부지의 용도 변경을 통해 상업용 또는 주거용 건물을 신축하려고 시도하는 분들이죠.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의 한적한 도로변에 위치한 주유소가 경매로 나올 경우 토지의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수 차례 유찰을 거듭하기도 합니다. 반면 알짜 부지에 위치한 주유소는 경매가 활발한 편입니다. 현재 경매가 취하된 서울 성동구의 D주유소는 최근 경매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크게 주목하면서 경쟁을 벌이기도 했어요. 부지 위치가 좋은 것도 그 이유가 되겠지만 이 주유소의 대지 면적이 944㎡인 데다가 준공업지역이라서 용적률 400%를 적용하면 15층 내외의 건물을 올리기에 적절했기 때문입니다.”